한해가 저물어가며 2026년 예측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벤처 캐피털(VC)의 예상입니다. AI 스타트업의 성패에 직접 돈을 걸고 운명을 함께하는 전문가들이야말로, 추상적인 개념을 넘어 냉혹한 시장의 현실과 흐름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9일(현지시간) 실리콘 밸리의 유명 VC 관계자 18명에 물은 내년도 AI 분야 전망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당장 미국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내용이지만, 글로벌 자본과 기술 흐름을 주도하는 실리콘 밸리의 움직임은 시차를 두고 국내 산업과 투자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핵심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우선 많은 전문가들은 2026년의 가장 큰 트렌드로 'AI 투자에 따른 실질적인 수익률(ROI)을 요구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벤키 가네산 멘로 벤처스 파트너는 "2026년은 AI 업계가 '쇼 미 더 머니(Show Me The Money)'라고 요구하는 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기업들은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AI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었습니다. 이런 투자 열풍은 코딩, 고객 서비스, 영업, 검색 등의 업무를 자동화해 주는 솔루션 판매 기업들의 매출을 급증시켰고, 기업 가치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다음 단계로 투자비 회수를 요구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측정 가능한 수익을 요구할 것이며,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는 AI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기업 매각이 지연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또 터무니없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일부 스타트업들은 가치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봤습니다.
이와 관련, 롭 비더먼 어시메트릭 캐피털 매니징 파트너는 "2026년에는 실질적이고 명확한 투자 수익률(ROI)을 제공하는 AI 제품과 '있으면 좋은' 정도로 여겨지는 제품 간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며 "비용은 계속 증가하지만, 사업적 영향은 점점 불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도 AI 투자비 회수에 집중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초기 투자자들의 압력과 시장 안정성 개선에 힘입어 일부 스타트업들의 IPO도 이뤄질 것으로 봤습니다.
AI 에이전트에 대한 이야기도 주를 이뤘습니다. 2025년이 초기 도입에 따른 테스트 시기였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직원'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특히, 환불 처리나 재고 구매 등의 분야에서는 에이전트에 직책과 예산, 지출 한도 등의 권한을 부여, 단순한 도구를 넘어 실제 직원처럼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이 눈길을 끕니다.
토마시 퉁구즈 시어리 벤처스 창립자는 "이로 인해 일반적인 사무직 직원은 2년 안에 매일 50명의 에이전트를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에이전트는 기업을 넘어 개인에게도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봤습니다. 여행 예약이나 물건 구매, 서비스 해지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비서의 역할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동시에 직원을 채용하는 대신, AI를 활용해 극도의 자본 효율성을 갖춘 소규모 회사가 등장하며, 그중에서는 연간 반복 매출(ARR) 1억달러를 돌파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실리콘 밸리에서는 더 젊고 탁월한 기술 역량과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런 점은 올해 중순부터 주요 VC들이 예측한 바와 흡사합니다.
기술적으로는 멀티모달에 집중했습니다. 텍스트 기반 대형언어모델(LLM)에서 듣고 말하고 보는 AI 시스템으로 중심이 옮겨갈 것이라는 말입니다.
음성 AI는 고객 지원이나 영업, 서비스 등의 워크플로우를 구성할 기본이 되며, 이미지와 영상 AI는 기업 데이터 분석과 현장 운영, 로봇 공학 등의 핵심 인프라가 됩니다.
개인 AI 비서로서도 멀티모달은 매우 중요합니다. 휴대폰에 탑재될 개인 비서나 웨어러블의 유용성은 멀티모달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메하드 아가르왈 데피벤처스 총괄 파트너는 "2026년에는 소비자용 AI가 문화적 경계를 넘어설 것"이라며 "AI 컴패니언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것이며, 사람들은 AI 비서에 대한 게시물을 올리고 AI 친구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며 AI와의 관계를 일상 대화에 통합할 것"이라는 과감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산업 도메인별로는 '금융 AI'에 주목했습니다. 2025년에는 법률 분야의 하비와 같은 스타트업이 주목받았지만, 내년에는 회계와 재무 분야의 전문 스타트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봤습니다. 엑셀과 스프레드시트를 다루는 AI가 차세대 주요 도약 분야가 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한편, AI 업계에 불어닥친 인재 영입 경쟁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봤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메타가 대형 스카우트에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회사 자체를 인수하거나 규제를 피하기 위한 ‘인재 인수(acqui-hire)’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이는 투자가 일부 상위 스타트업에만 집중되고 나머지는 자금난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 데에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인제 인수는 최근 빅테크뿐만이 아니라, 오픈AI나 앤트로픽 등도 적극적으로 나선 분야입니다.
이 외에도 내년에는 AI의 일자리 대체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 사무직 노동자들이 '반 AI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언급됐습니다. 또 특정 도메인에 최적화된 모델 개발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데이터 라벨링 시장도 골드러시를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이처럼 내년에는 AI가 기술을 넘어, 실제 사업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핵심으로 꼽혔습니다.
그리고 이는 사실 최근 몇 년간 계속 지적됐던 내용입니다. 그러나 챗GPT 등장 4년째를 맞으며 AI 상업화 초기 단계를 확실하게 지났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과거 인터넷 버블 당시와 분위기가 흡사합니다. '수익 모델'이라는 말이 나오면, 이후에는 많은 기업들이 정리되기 마련입니다.
물론, 국내 AI 업계는 좀 다릅니다. 실리콘 밸리처럼 엄청난 투자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아직 일반 기업의 AI 채택도 초기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글로벌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수익에 관해서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입장이 다를 것은 없습니다.
출처)
AI times 미국 VC들의 2026년 AI 예상은 "쇼 미 더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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